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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픈 책 속의 인용문/에세이

IMF 시절 무너진 일상. 호주 이민자 삶_나는 호주의 행복한 버스드라이버

by P.Keyser 2020. 4. 20.

나는 호주의 행복한 버스드라이버, 김일연 저, 2017

IMF의 시대적 상황속에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인생의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 저자. 한국에선 잘나가던 화이트 칼라층에서 호주 이민자로서의 삶을 그려낸 이야기이다. 기억해볼만한 책속 문장을 먼저 인용해봅니다. (독후감은 이어서 게재 예정)

 

첫문장과 끝문장

5.18광주민주화의거를 인지하고 83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한 나는, 대학생활 중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최루탄 냄새를 맡았던 것 같다. .... 태양이 유난히 밝고 아름다운 아침. 나는 태양의 빛을 가리기 위함이 아니라, 그 태양을 바라보며 느끼기 위해 선글래스를 쓴다.

 

책 속의 인상깊은 글귀 인용

 

그때 내가 온실을 박차고 나온 것이 또 다른 기회가 된 것으 분명했으나, 그 방법이 문제였다. '길 위에서 길을 묻는다'는 말이 있다. 나의 잘못된 처리로 인해 가족들은 엄청난 경제적 고통 및 심리적 고통을 겪어야 했고, 나 또한 '시간의 단절'이 얼마나 혹독한 좌절과 고통을 주는지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준비 없이 세상 속으로 나왔을 때 부딪친 사회의 냉담,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팽겨쳤다는 자괴감 등은 정말로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이후 후배들을 볼 때마다 나는 조언아닌 조언으로 침이 말랐다. '시간을 단절하지 마라. 쉐프가 되고 싶으면 직장생활을 하며 준비해라! 실패를 가정할 필요는 없지만,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여지는 준비되어 있어야 해. 이건 경험으로 얻은 진실이니까 명심해. 본인을 위해서라기 보다 가족을 위해서 명심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우리를 보며 힘들어할 수도 있으니까. p. 34-35

 

한국에서처럼 사람 혹은 조직 내에서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위한 노력이었다. 나는 가족을 위하여 반드시 이 순간들을 극복하여 나가야 한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p. 90

온전히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싸움. 초기 호주 정착기시절 간절함이 묻어난다.

 

호주로 이민을 가기 전의 2년간 매우 곤란하고 어려운 상황이었다. 새벽에 신문을 배달하고, 바로 음식점 주방에서 보조일을 했으며, 그 이후에는 파주의 한 공장에서 정밀 나사를 제조하는 일을 하기도 하였다. 처음 한 달은 젓가락을 못 쓸 정도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두 딸의 표정은 어두웠고, 왜 우리 아빠가 그런 일을 하는지 매우 혼란스러워 했다. … 아빠, 우리 걱정은 하지마.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아. 아빠, 다치지 말고, 아프면 안 돼. 아빠가 매일 바쁘다고 집에 늦게 들어오는 것보다 지금이 더 좋아. p.178-179

 

나는 나고, 당신은 당신이다.
나의 삶을 존중하듯 당신의 삶 또한 존중한다.

나는 나이고 당신은 당신이다. … 나 스스로 가 비교의 대상이 되고 싶지도 않고, 내 자신을 위하여 상대방을 비교의 대상으로 끌어들이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 물론 처음부터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며 혹은 거부하며 '나는 이러한 사람이고, 이러한 길을 걸어갈 것이다!' 라고 주장할 수는 없을것이다. '나는 나이고 당신은 당신이다'라는 표현의 진정한 의미는, '나의 삶을 존중하듯 당신의 삶 또한 존중한다' 이다. 상대방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인정함으로써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다. p. 186-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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