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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낭이의 에세이 36.5

OO 침대 빨간 트럭과 나_흙수저끼리 싸움

by P.Keyser 2020. 3. 20.

왜 우리는 싸워야 하나 (이미지 출처: Pxhere. 저작권 free)

 

예전 출근길 격은 이야기이다


여느 때와 같이 자가운전을 하며 출근하는 길. 항상 지나는 길에 특정 구간에선 1차로가 없어져 2차로에 합류하는 길이 있다. 내가 1차로에서 2차로로 합류하려면 2차로 차의 절대적 양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건 끼어드는 행위가 아니다. (막히는 차선에 서로 진입할 때 한 대씩 교차로 양보하는 게 암묵적 약속 아닌가?)

마침 2차로에 OO 침대 빨간 낡은 배달 트럭이 지나간다. 그 차에 비하면 내 세단은 가속력과 움직임이 훨씬 기민하다. 그 앞으로 진입하려는데 이 빨간 트럭은 어떻게든 양보해주기 싫은 모양이다. 충분한 공간이 있다고 판단하여 진입하는데 그걸 막는 것이다. 그 빨간 트럭은 그저 엑셀에 발은 잠시 띠었다가 다시 밝으면, 충분한 공간이 만들어져 진입할 공간과 흐름이 크게 끊기지 않고 교통흐름을 유지할 수가 있는데도..

결국 신경전이 벌어지고 둘다 그만 도로에서 정차되는 상황 발생
서로 눈으로 욕하며 신경전 벌이다 뒤 차가 밀려 상황은 그냥 묻히고 흘렀다
나 역시 그 상황 마음속에서 욕지거리가 나왔다.

 

아니 왜 그걸 양보를 못하나…

내가 끼어들기를 한 것도 아닌데…

원망과 한심함이 그

OO 침대 빨간트럭으로 쏠렸다

그러나, 왜 이런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 한편으론 그 빨간 트럭 운전사도, 나도 측은하게 느껴진다. 그 순간적인 상황에서 상대방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읽은 삶의 피곤함.. 여유가 없는 인상.. 그저 쫓기듯 사는듯한 분위기

 

결국 우리 사회가 우리 모두를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시스템의 불합리성, 부조리성. 강자의 배려심이 없는 사회.. 쥐어짜이기만 하는 그 빨간 트럭 운전사와 나.. 둘다 같이 삶에 부조리함과 피곤함에 찌들여 그저 우리 노동자끼리 싸우게 만드는 사회가 아닐까?
이게 정말 저 위의 강자들이 우리끼리 치고받고 싸우도록 만들어 가는 게 아닐까…

우리 둘도 어찌 보면 피해자인 것이다

 

별낭이의 끄적거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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