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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하는 인문학적 상상

외로움, 기다림! 하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 가재가 노래하는곳

by P.Keyser 2020. 3. 25.

차별, 기다림, 거절속에서 꿋꿋이 버티고 성장해온 카라. 해안습지와 새와 깃털들이 주는 선물 같은 이야기.

 

한 소녀의 외로운 기다림

아름답지만 아름답지 않은 카라라고 하는 한 백인 소녀가 겪는 50~70년대 미국 남부 시골마을의 생활 문화, 여성차별, 혼자의 서로움과 법정의 긴장감이 모두 어우러진 성장소설이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마을과 떨어진 습지의 판잣집에 홀로 남겨져 고아로서 사랑과 버려짐, 차별, 기다림, 비참한 삶, 홀로 생존하기를 배우고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주변 자연 습지의 새와 생물을 벗 삼아 성장하는 한 여자의 인생을 노래한다.

 

7살 때 딱 하루 학교에 갔다가 주변의 시선과 따돌림으로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아 배움이 느렸지만 테이트라는 친구에게 글을 배우고 책을 통해 구체적인 자연과 세상을 배우게 된다. 그리나 세월이 흘러 10대 후반이 된 테이트는 대학으로 떠나고, 새로운 동네 아이들에게 이용당하며 몸과 마음의 상처를 다시한번 받게 된다. 그녀는 항상 자기가 보고싶을 때 찾아가지 못하고 항상 기다려야 하는 처지, 그런 삶을 살아간다.

 

[카야는 진흙탕에서 빠져나올 근육과 심장을 끝내 찾아내곤 했다. 아무리 위태롭더라도 다음 한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 지독한 깡으로 얻은건 무엇인가? 얕은 선잠이 들었다 깻다 하며 카야는 표류했다.] P.182
[거절로 점철된 삶이 슬펐다. … 인생은 혼자 살아내야 하는 거라지. 하지만 난 알고 있었어. 사람들은 결코 내 곁에 머무르지 않을 거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단 말이야.] P.264

기다림과 배신의 인생에서 그녀는 집 주변과 그녀만의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서 바다 습지를 부모 삼아 자연을 배우고 탐구하며 자신의 어두운 환경을 디딤돌 삼아 성장하여 모습을 담고 있다.물론 소설로서 긴박감과 법정 스릴러, 생각치 못한 전개에 재미도 놓치지 않은 작품이다.

 

작가의 문장엔 애틋한 정서가 묻어있고 작가의 전문성이 드러나는 자연습지의 생생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문학적 감성과 시가 주는 위로, 하늘의 별, 바다와 습지, 다양한 새들과 깃털. 그녀가 살아가는 숨은 조력자였고 사랑의 배신속에서 인간사회를 배우고 그렇게 점점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법정의 긴장감과 그속에서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들, 사람들의 오해와 말없이 응원해주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매섭더라도 우리 주변에 동아줄을 내려주어 꿈을 꾸게 하고 결국 꿈을 잃지 않고 능동적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노래한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습지, (GoUSA)

작품의 주된 배경인 바다습지는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의 해안 습지를 하였다고 한다. 생물학자의 시선으로 옮겨 놓은 해안습지의 풍경 묘사와 생물들의 이야기는 섬세한 표현으로 소설 속 이야기와 줄기를 같이 하는 부분과도 연결된다.

 

작가 델리아 오웬스 (Delia Owen)는 야생동물을 평생을 연구해온 71세의 생물학자로서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 처음으로 문학작품을 출판하였고 큰 방향을 일으켰다. 인간의 때에서 자유로운 곳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한 학자로서 다수의 상을 휩쓴 학자의 소설 데뷔작이라 더욱 흥미롭고 작가의 특색이 잘 녹아져 있다. 이야기의 재미와 반전, 자연의 아름다움 모두 이 책에 서 느껴보자.

 

델리아 오언스 장편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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