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찰하는 인문학적 상상

왜 다름과 섞여야 하는가?_구글 스토리

by P.Keyser 2020. 3. 27.

구글 스토리 (Google Story)

현시대를 대표적인 혁신기업 기업 중 하나인 구글 (Google). 20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진 기업이 어떻게 세계를 호령하고 세상을 바꾼 기업이 되었을까? 얼마전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기업가치가 1조달러 가까운 시가총액을 기록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이 되었다. 구글의 두 창업자 브린, 페이지의 이야기 기업 평전을 구글 스토리를 통해 엿보면 인상적인 이야기나 뇌리에 남는다. 버닝맨 (Burning Man) 축제.

 

1998 년 구글 두들 첫번째 메인 로고. O에 버닝맨 로고를 넣었다. 당시 두 창업자가 버닝맨 축제에 참가하기 위한 부재 중 사인을 암시하였다고 한다

갑자기 웬 버닝맨 축제냐고? 혁신적인 실리콘밸리 IT기업과 축제 중 하나인 버닝맨 축제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책에서도 소개되지만 버닝맨 축제는 사막 한가운데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그동안의 사회적 지위나 배경 등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돈이 많은 부자나 가난한 자나 돈의 쓰임새가 없는 (실제 숙박도, 먹을 식량도 알아서 해결하고 유일하게 커피만 사먹을 수 있다) 사막 한 가운데서 벌어지는 축제로서 언뜻 보면 영화 “매드 맥스 (Mad Max)”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저항문화적 요소가 있는 이 축제에 구글의 두 창업자가 참여하면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 문화 교류를 하면서 창의성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영감을 얻는다고 밝혔다. 버닝맨 축제엔 구글의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뿐 아니라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창업자들도 다수 참석하여 유명해진 케이스다.

 

버닝맨 축제 (Burning Man Festival)

 

[이 축제는 진부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수많은 사람에게 한순간의 오아시스가 되어 수천 명의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버닝맨 축제를 거닐며 브린과 페이지는 창의성과 공학, 재능과 기술이 혼합된 거대한 설치 예술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 이 축제에서 즉흥적인 경험을 하기를 원했다. 이 축제는 다양한 사고를 경험하고 여러 사람과 교류할 아주 좋은 기회가 됩니다. 축제에 참여하면 창의력이 솟아나고 다른 사람의 창의성에서 큰 영감을 얻죠. 축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잠시 떨어져 휴가를 보낸다기보다는 세상의 진부한 움직임에서 일탈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어요. 구글이 어떤 기업문화와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지 깨달았다. 두 사람은 또한 버닝맨 축제의 ‘적극적 참여 중시’ 철학과 서로의 벽을 허물게 하는 방식이 좋았다.] p.130~134

이런 버닝맨 축제의 참가는 우리에게 왜 다른 문화를 접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교류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구글 두 창업자는 이런 저항문화, 다른 것과의 교류를 통해 다른 기업에선 볼 수 없는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이끌어 세상을 주목을 끌었다. 인재채용, 기업공개, 월스트리트와의 싸움 등 모든 방면에서 그들은 그저 관습적으로 일을 진행하지 않았다. 요리사 한 명을 뽑아도 그들은 단순한 요리사를 뽑지 않았다. 스톡옵션까지 부여하면서 뽑은 요리사는 글의 비공식 문화부 장관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구글의 직원을 위한 스텝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길을 보여주었다.

 

또한 세상의 기존 관습 카르텔과 싸우는 모습은 어떠한가! 그들이 주식시장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를 준비하면서 기존의 기업들이 금융회사의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며 전권을 위임하는 것과 다르게 그들과 싸우면서 구글 스스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기존의 금융 기득권, 카르텔에게 한방 먹이면서 승리하는 모습까지 인상적이다.

 

[구글은 관습적인 회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그런 기업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p.289

보수적이고 점잖은 문화의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구글의 재무제표와 함께 동봉된 두 창업자의 편지내용이다. 얼마나 발칙하고 그들을 잘 표현하는 메시지인가.

 

 

구글의 다양한 근무 환경

이렇게 그들의 혁신적인 조직문화와 창의적 발상은 어린 시절 지적 토론문화에 익숙한 시절과 버닝맨 축제에서 영감을 받아 지금의 구글을 만들었다. 구글의 핵심인 검색을 들여다 보면 이 부분은 더욱 명확해진다. 모든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 (야후, 네이버 등)이 그러하듯 서비스는 광고에 크게 의존하게 되며 이는 광고주 즉 기업중심의 결과를 만들어 사용자에게 서비스한다. 이것이 그들이 돈을 버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구글은 그러지 않았다. 그들의 검색은 철저히 자본과 분리되어 순전히 그들이 고안한 페이지랭크(Page Rank)라는 혁신적 검색알고리즘에 의해 움직였다.

 

세상이 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을 때 그들은 세상이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마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겠어’라고 말하기 보다 ‘세상이 잘못된 거야’라고 말할 거예요. 그들은 자신들의 방식을 확신했고 모든 사람이 틀렸다고 당당히 말할 겁니다.” … 구글의 검색엔진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에 가장 근접한 웹사이트로 빠르게 이동하도록 개발됐다면, 야후의 디렉토리는 야후 사이트 안에서 검색 결과를 찾으며 계속 머무르도록 개발된 서비스였다. P.88

그들의 홈페이지를 보라. 흰배경에 오직 구글 로고와 검색창만 달랑 있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그 흔한 배너광고 하나 없다. 즉 성능 좋은 검색 서비스를 철저히 사용자 중심으로 만들었다. 이는 기존의 인터넷 기업과 매우 차별화되면서 혁신을 이끈 요소가 된다. 심지어 검색결과 키워드 광고조차 그들은 철저히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사용자를 중심 우선순위를 정했다.

 

[여기서 핵심은 광고 때문에 검색결과를 편향되게 만들거나 왜곡하지 않는 것이었다. (p.155), 상관성에 기초해 광고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었다. 돈을 가장 많이 지불하는 광고의 순서대로 단순하게 열거하는 대신, 광고주가 얼마나 많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와 컴퓨터 사용자가 해당 광고를 얼마나 자주 클릭할지를 모두 고려한 공식을 기초로 광고의 순위를 매겼다. … 여기서 브린과 페이지는 가장 많이 클릭된 광고가 가장 상관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광고의 순위와 관련해 사용자를 따른 것이다. 광고가 검색결과 웹페이지에 나타날지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는 기업이 아니라 사용자의 선호도였다. (p.157), 여러분은 검색엔진이 광고 비용을 지불한 사이트를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더 나은 정보를 포함한 사이트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P.159)]

 

[야후는 더 많이 지불할수록 광고의 순위가 높아진다는 ‘철저한 자본주의 원칙을 따랐습니다. 그러나 구글은 다소 사회주의 경향을 지녔습니다. 그들은 사용자의 선호도를 중요시했으니까요. 기업이 아무리 돈을 많이 지불하더라도 광고의 순위를 변경할 수 없다는 확고한 원칙만은 고수했다.] P.202~203

이런 배경하에 구글은 기존 기업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세상을 선도하고 있다. 기업규모가 커지고 전 세계에 걸쳐 핵심사업에선 이젠 독점적 위치에 올라선 그들도 늘 그러하듯 독점, 사생활문제 등의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어느 기업이든 일정 규모 이상의 인기와 저변을 확대하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앞으로 구글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이미 선도적인 위치에 올라섰고 미래가치를 열심히 캐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규모에 걸맞는 규제를 어떻게 대응하며 선도적 혁신기업 이미지를 어떻게 유지할지 관전하는 것도 재미이며, 그래서 구글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진다. 

 

구글 스토리. 상상할수 없었던 세계의 탄생. 데이비드 A. 바이스 , 마크 맬시드 저. 20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