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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하는 인문학적 상상

마음의 둥지가 있는 삶_우리도 시골생활은 처음입니다.

by P.Keyser 2020. 4. 3.

전원생활을 꿈꾸는 도시민의 시골생활 이중생활 도전기, 우리도 시골생활은 처음입니다

누구나 꿈꾸는, 그러나 쉽게 실행하지 못하는 전원생활에 대한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책 제목처럼 이 부부 (아이들의 엄마인 저자 "바바 미오리" 관점에서)는 도쿄 출신으로 도시에서 나고 자라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도시 촌놈(?)이다. 도시 촌놈이 시골에 내려가 새로운 장소와 환경에서 우당탕당 격게 되는 체험 (정확히는 평일엔 도시 사회인, 주말엔 시골 정착민의 이중생활)을 통해 지역 공동체에 녹아들어가는 모습을 기록한 그들의 이야기!!!

 

조용함, 푸른대지, 넓은 시야, 깨끗함. 과연 시골생활은 낭만일까?

사실 도시에 살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시골에 정착하며 산다는 것은 아주 큰 모험과 용기를 요구한다. 특히 시골에 기반이 없고 경험도 없는 상황이라면… 이점에서 이 책은 전원생활을 어떻게 꾸려갔는지 살아온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전원생활을 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반추를 하게 된다. 말이 좋아 전원생활이지 그 또한 만만치 않은 일상이다.

 

깨끗한 공기와 개울, 소음이 없는 생활, 기분 좋은 새 지저귀 소리와 벌레소리 등 로망을 품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끊임없는 관리가 수반되지 않으면 꾸려나가기 쉽지 않은 삶인 것이다. 이뿐 아니다.  시골에 살면서 그곳 사람들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인간관계도 아주 큰 역할 중 하나이다. 땡볕에 자라나는 풀들을 깎아내는 고된 노동, 야생동물에 의해 망가지는 농지, 때론 자연의 위협에 가꾸어 온 들판과 작물들이 한순간에 날아갈 수도 있다. 이 모든 걸 감내하고 아니 감내한다기 보다 받아들이는 마음이 자리 잡아야 진정한 전원생활에 녹아들 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저 몸과 마음상태가 무심히 여길수 있는 상태, 즉 내면화되고 체득화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걸 이루고 나면 말 그대로 전원생활을 막연히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즐기는 것이 아닌, 함께 가꾸고 지키고 새로운 삶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즉 "마음의 둥지가 있는 삶"을 만드는 것이다.

 

책은 도시에 살면서 전원생활을 만들기 위해 이곳 저곳을 부동산을 통해 땅과 집을 구하는 과정, 주말의 시골생활과 평일을 도시생활의 이중 생활하는 시간표, 아이들과 함께 느끼는 이중생활의 장단점 (이지만 불편한 이동 및 시간표에 의해 나타나는 단점을 커버하고도 장점이 훨씬 많은 생활)과 지역민들과 동화되고 자리잡는 모습, 그리고 어떻게 하면 지역과 자연을 살리고 그 가치를 지켜 나갈 스스로 부여한 의무 등을 경험담과 함께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도시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완전히 이주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골에서 삶도 대충 꾸려가지 않는 모습이 인상 깊다. 도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정작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는 그 끈이 매우 약하다고 할 수 있다. 혼자, 혼술, 혼식사 등 대표되는 현대 생활에 대한 단상도 들어있어 그 속에서 편안함을 즐기기도 한다. 시골에서는 반대로 점점 줄어드는 인구, 노령화 되는 지역 속에서 이 집 저 집 모든 일이 공유되고 소문이 나면서 (그게 싫어 도시로 떠나는 젊은이들이 생겨나는 이유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공동체로서 삶과 함께 이 지역을 지키며 이루고자 하는 협동체 적인 삶이 녹아 있다.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하는 두 곳의 삶을, 같은 현상속에 어떻게 받아들이냐 에 따라 달라진다.

 

일본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는 점에서 현대 도시생활을 하면서 시골 이주를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될 수도 있다. 시골로 이주가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시골에 집을 마련 (임대, 전월세 등)하여 다리를 연결해 놓고 그곳에 기반을 서서히 다져가며 마음의 둥지를 지어보자.

 

<우리도 시골생활은 처음입니다> 인용문

대지에 발붙이며 지내면 나도 그들처럼 통 크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커진다. 문득 하늘에 가득 떠 있는 별을 올려다보면서 지구에 사는 인류의 존재에 이런저런 생각을 기울일 때처럼 말이다. 마음 한편에 그런 소원을 품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사소한 문제투성이의 하루하루가 대체로 행복하게 여겨진다. p.187.

우리도 시골생활은 처음입니다. 바바 미오리 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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